그래서 우스갯소리로 바지회장이라고 스스로 지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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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한국일보 |
진짜 회장이던 바지회장이든 어쨌든 감투를 썼기 때문에 최선을 다합니다. 비영리 모임이므로 권한은 없고 책임만 있습니다.
그거참 이상하게 회사 다닐때도 거의 대부분이 권한은 없고 책임만 있는 관리 역할을 병행했습니다. 예를 들면 직급은 사원 그리고 대리였을 때 누구, 누구를 데리고 프로젝트를 이끌어 가라. 이런 책임을 받은 적이 몇 번 있으며 심지어 이끌어갈 대상자들이 저보다 연장자인 경우도 두어번 있었습니다. 제가 속한 팀의 팀장이 퇴사를 했는데 새 팀장이 오지도 않고 저에게 팀장 직급을 주지도 않고 그냥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태에서 5개월 동안 팀장대행 업무를 하다가 사업부서가 사라져 버린 일도 있습니다. 또는 직급은 과장이고 직속 팀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제가 팀관리 업무를 오래 한 적도 있습니다. 그때는 팀장 명함까지 만들어줘서 명함이 과장, 팀장 두 개였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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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운명같은 동행을 만나고 싶습니다. 운명같은 와이프는 있으니까 오해 마시길. |
저는 운명이란 것을 믿지는 않았습니다만 비영리 모임과 기업활동에서 모두 다 이러다 보니 운명을 믿게 되었습니다....
는 쓸데없는 농담이고요, 회사생활 때는 다니던 회사들이 저에게 권한을 주기 전 단계에서 모두 안 좋게 되었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이직도 여러 번 하게 된 것입니다.
어쨌든 비영리 친목 모임의 감투는 권한은 없으며 책임만 있고 그 책임도 딱 하나입니다. 모임 날짜를 잡는 것이지요.
인원수가 10명 안팎인 친목 모임에서의 모임 날짜를 잡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어찌어찌 하다 보면 소위 "폭파"라고 불리는 모임 취소가 생기는 것도 아주 흔한 일이지요.
위에 "어쨌든 감투를 썼기 때문에 최선을 다합니다"라고 했습니다. 저는 단 한명이라도 나온다면 모임 취소는 없습니다. 그대로 강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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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명 : Raphanus raphanistrum subsp. sativus |
"싸나이가 칼을 뽑았으면 썩은 무라도 잘라야지!!!"
저는 고지식함, 완고함, 고정관념은 인생의 가장 큰 적이고 어떤 수를 써서라도 바꿔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만, 이제는 별로 들리지도 않는 이런 고리타분한 사고방식을 요 경우에는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모임 취지에 맞게 될 수 있으면 많은 사람이 참여하도록 노력을 해봐야겠지요. 노력하려면 전략이 있어야 합니다. 뭘 해야할지도 모르면서 노력할 수는 없으니까요. 모임 날짜는 구성원 각자가 상황이 다 다르지만 심리도 영향을 미칩니다. 상황은 어쩔 수 없지만, 심리는 분석이 가능하고 조절이 가능합니다.
인원수가 10명이라고 가정하면 대략 아래와 같은 심리로 분류가 됩니다. 어디까지나 저의 개인적인 경험이고 진리는 아닙니다만 참고는 될 거라 봅니다.
A. 1~3명 정도는 명쾌한 성격입니다. 날짜 정할 때도 된다, 안된다, 명확하게 말해주고 되는 날짜면 어김없이 나옵니다. 이런 사람들은 일도 똑부러지게 하지요.
B. 1~2명 정도는 열성적인 태도는 아니고 미지근 하지만 늦게 나마라도 된다, 안된다, 명확하게 말해주고 되는 날짜면 어김없이 나옵니다. 이런 사람들은 열정을 드러내는 타입은 아니더라도 "약속"을 중시하는 타입입니다.
C. 나머지 절반에서 3분의 2정도는 별생각이 없습니다. 그냥 날짜가 정해지면 그 때 가서 땡기면 나가고 안 땡기면 안 나간다는 태도입니다. 땡기고 안 땡기는 이유도 다양합니다. 모임에 확실히 참가하는 사람 중에 마음에 드는 이성이 있으면 나오고 없으면 안 나온다든지, 구심점이 되는 사람이 있으면 나오고 그 사람이 빠지면 안 나오든지, 이것도 저것도 아니고 그냥 당일에 심심하면 나오고 그냥 안 내키면 안 나오든지 그러합니다. 당연히 날짜 정할 때도 소극적인 자세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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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세미녀 양귀비 : 이런 미녀(?)가 모임에 나온다고 하면 남정네들은 모두 다 참석할까요? |
분석이 끝났으니 전략을 짜야겠네요. A타입과 B타입 2~5명은 쉽습니다. 빠르든 늦든 참석 여부를 명확히 밝혀 주니까요.
전략은 나머지 절반에서 3분의 2 정도의 인원을 공략해야 합니다. 친목 모임이니 모든 사람이 나올 필요는 없지요. 적은 수가 좋을 것 같으면 그냥 냅두면 알아서 나올 사람 나오고 안 나올 사람 나옵니다. 이런 전략일때는 모임 장소와 일정을 소규모로 생각을 하고 정해야 합니다.
좀 많이 참여하기를 바란다면 위에서 언급한 인기 좋은 이성이나 구심점이 되는 사람을 적극적으로 섭외하고 날짜를 정할때도 민주적으로 정하는 것처럼 위장하면서 그들 기준에 맞도록 조작질을 하면 좀 쉽습니다만 타겟이 되는 사람이 소극적일 때는 좀 힘든 면이 있습니다.
어렵겠지만 또 해볼 수 있는 것은 1대 1 공략입니다. 일일이 전화로 안되는 날짜를 말해라라고 강요를 합니다. "되는 날짜"가 아니고 "안되는 날짜"를 말하라고 강요를 합니다. 1 대 1이므로 마음에 드는 이성이나 구심점이 되는 사람이 언제 나오는 알 길이 없으니 대충 답변할겁니다. 또는 귀찮아서 대응하는 시간을 모면하려고 대충 말합니다. 그리고 눈치보다가 모임에 안 나옵니다만 그래도 다른 방법들 보다는 많이 나옵니다.
떡고물이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이래저래 피곤합니다. 많은 감투들이 이렇게 나가떨어지고 비영리 모임은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하지만 별 노력 없이 많이 모으는 방법도 있습니다. 모임 자체를 더럽게 오랜만에 잡으면 됩니다. 대략 2~3년에 한 번 잡으면 됩니다. 그러면 그 전에 안 하던 시간 조절도 알아서 하면서 참석자가 많이 나옵니다.
사회생활은 인간관계가 필수지요. 수고해놓고 나가떨어져서 남는 게 없는 것보다는 전략적으로 운용해볼 여지는 있습니다. 분석과 전략은 이따구로 해 놓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인간을 좋아합니다. 모임에서 먹고 마시는 술과 음식 그 자체도 좋아합니다. 그러다 보니 나가떨어지지 않고 저런 전략도 구사하는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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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가 좋은지 실없이 얼빵하게 웃고 계시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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